‘애플 아이폰의 빛과 그림자.’

국내 상륙이 임박한 애플 아이폰(사진) 효과를 둘러싸고 관련업계에 정반대의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방통위 사무국은 오는 18일 열리는 상임위에 애플의 위치기반서비스 사업허가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앞서 상임위는 9월23일 KT를 상대로 애플 대신 위치기반서비스를 이용약관에 반영하는 조건으로 아이폰 출시를 허용한 바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허용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국내법에 비협조적이라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돌연 입장을 바꿔 직접 사업허가를 신청했다.

이로써 지난 1년여 동안 ‘출시설’만 분분했던 아이폰이 KT를 통해 금명간 국내에 정식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아이폰 효과의 ‘명암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KT를 필두로 아이폰 관련 사업을 준비해온 쪽에서는 “아이폰 출시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일반 휴대전화 시장에 안주해온 국내 제조사들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측은 “이통사로 하여금 무선랜 지원에 전향적으로 나서도록 하고 앱스토어로 대변되는 모바일 콘텐츠 인터넷장터를 개설토록 하는 등 폐쇄적인 국내 이통시장을 사용자 친화적인 개방형으로 바꾸고, 고부가 서비스인 무선인터넷 사업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폰 효과의 그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반대 의견을 펴고 있는 한 관계자는 “애플은 구글의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인 구글보이스를 자사 앱스토어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며 “애플 역시 자사 이익에 반하면 사용자 이익에 반하는 폐쇄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사용자 친화’라는 맹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이폰 출시에 반대해 온 이통사 관계자도 “애플이 고압적인 자세로 협상을 하면서 막대한 구매물량과 보조금 지급 보장을 요구한다”며 “애플에 휘둘리게 되면 국내 이통 시장에서 다시한번 혼탁 경쟁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국산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역차별문제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애프터서비스(AS) 부담을 이통사에 전가하는 정책도 결국 사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는 “애플이 휴대전화 시장에 이용법·디자인·콘텐츠 등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혁신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나 영향력에 취해 군림하려는 유혹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