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컴퓨터(PC)의 부팅(booting)속도를 12초까지 단축하는 등 가볍고 빠른 동작을 특징으로 하는 새 윈도 운영체제(OS) ‘윈도7’(사진)이 22일 첫선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 OS를 내놓은 것은 2007년 1월 윈도비스타 출시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MS가 그동안 무겁고 느리다는 이유로 사용자로부터 외면 당한 비스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단점을 보완해 윈도7을 출시한 것인 만큼 과연 침체된 PC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PC 핵심부품인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주도하는 국내 전자업계는 이번 윈도7 출시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조기극복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잔뜩 기대하는 표정이다.

한국MS는 이날 이처럼 가볍고 민첩하게 동작하면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데다, 휴대전화에나 적용됐던 멀티터치 기능까지 구현한 윈도7을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한다고 밝혔다. 멀티터치 기능은 두 손가락을 직접 화면을 대고 오므리거나 벌리는 동작만으로 간단하게 사진 화면을 축소 또는 확대시키거나 회전시킬 수 있다.

MS는 “자체 테스트 결과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초기화 상태에서 윈도7을 부팅하는 데 단지 12초가 걸렸다”며 “부팅과 종료 속도를 단축하는 등 OS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아울러 웬만한 보급형 PC에서도 무리 없이 동작할 정도로 가볍게 설계됐으며, 메모리와 전력 사용량을 상당 수준 줄이고 작업단계도 대폭 줄였다는 것이 MS의 설명이다. 한국MS 관계자는 “(각종 인터넷뱅킹과의 호완성 문제로 인터넷 대란을 야기했던 비스타 때와 달리) 윈도7은 호완성 문제를 대부분 해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PC 및 핵심부품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삼성SDI·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 국내 전자업계는 윈도7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김상무 삼성전자 PC 사업부 상무는 “앞으로 PC 시장이 빠른 속도로 윈도7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근 IBK증권 연구원은 “윈도7은 PC 시장 회복의 촉매제로 작용, 국내 전자업계가 주력하는 메모리와 LCD, 배터리 등의 관련 부품 수요 창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