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노 플러그를 대끝으로 툭툭 쳐주는 트위칭을 이용해 배스를 유인한 필자.

루어를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보는 루어와 느끼는 루어의 둘로 나누는 것이다. 보는 루어란 대상어의 시각을 자극해서 먹게 하는 루어고, 느끼는 루어란 강한 몸짓으로 물살을 일으켜서 대상어를 유인하는 루어라고 할 수 있다.

보는 루어의 대표적인 예는 미노 플러그다. 미노란 피라미처럼 가늘고 긴 동체의 물고기를 통칭하는 것으로 그 범주 안에는 피라미를 비롯해 빙어, 살치 등이 포함된다. 미노 플러그라는 말에 대다수 배서들의 의식 속에는 “살아있는 피라미처럼 움직여서…”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특히 건강하고 정상적인 피라미의 움직임은 단언컨대 배스를 유인하는 데 그렇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비정상적인 동작을 보일 때 비로소 배스는 관심을 보인다. 그것은 비슷한 루어 대상어종인 쏘가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만들어진 동작이 ‘저킹’이나 ‘트위칭’이다. 둘 다 대끝을 휙휙 소리가 나게 내리쳐서 루어가 짧고 빠른 동작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여유줄의 완급을 조절하게 되면 다소 직선적이던 동작이 상하좌우로 크게 확장되면서 3차원의 공간을 날아다니는 입체적인 동작이 연출된다.

이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게 또 있다. 미노 플러그의 배부분과 옆구리가 반복적으로 보였다 사라지는 명멸효과다. 이것이 미노 플러그가 배스에게 어필하는 방법이다. 전통적으로 미노 플러그는 시각에 호소하는 루어로 유명하다. 물이 탁한 상태에서는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물이 탁하거나 어두워서 시각이 제한되는 상태에서는 소리나 물살로 배스를 유인하는 것이 기본인데 미노 플러그의 가느다란 몸으로는 그것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노 플러그는 철저히 뭔가를 보여줘서 배스로 하여금 물게 하는 루어인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 뭔가를 보여주지 않아도 배스가 무는 수가 있다. 정지상태에서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배스를 자극할 때도 있고,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그냥 감는 릴링으로 얻게 되는 미세한 물살만으로 배스를 유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차지하는 미노 플러그의 효과로는 너무나 미미하다. 그것을 미노 플러그의 전부라고 본다면 큰 제약을 안고 출발하는 셈이다. 시각에 호소하는 미노 플러그의 특성과 비슷한 예는 다른 루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소프트 저크베이트가 그것이다. 예측 불능 혹은 통제 불능의 불규칙한 동작을 보여줌으로써 배스를 유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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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스포츠피싱 강사, 김욱의 루어낚시교실 운영자

시마노 인스트럭터, 썬라인 필드테스터, 피나 필드스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