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각종 국제회의에 참가하고 귀국한 뒤 밀라노에서 열린 집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는 해변에 함께 간다. 부인도 선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해 또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미국 온라인신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9일 그동안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뱉어낸 ‘실언 베스트 5’를 정리했다.

5위는 지난 2002년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를 처음 만났을 때 내놓은 실언. “라스무센 총리는 위대한 동료일 뿐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잘생긴 총리다”라고 찬사를 늘어놓을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곧바로 이어진 말이 라스무센 총리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정말 잘생겼다. 내 부인에게 소개해줄까 생각중이다.”

4위는 2005년 핀란드 여자 대통령 ‘성희롱’ 사건이 차지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을 만나 담판을 짓는 과정에서 “내가 가진 플레이보이 기술을 발휘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3위는 2006년 총선때 터져나온 중국 비하 발언. “‘마오쩌둥(毛澤東) 시대 중국에선 아이들을 잡아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거름을 만들기 위해 삶아 죽였다”고 말했다.

2위는 독일 의원 모독 사건. 2003년, 독일 출신인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원이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마피아와의 결탁설을 제기하자, “최근 이탈리아에서 누군가 나치 수용소와 관련된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들었다. 슐츠 의원이 카포(다른 수감자를 감시하는 나치 부역자) 역할을 맡으면 완벽한 배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4월 자국 이재민들에게 내놓은 실언이 ‘쟁쟁한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대망의 1위를 차지했다. 대지진이 발생해 천막을 치고 생활하던 라퀼라 지역 이재민들을 둘러본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내놓은 위로의 말은 “주말 캠핑왔다고 생각하라”였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