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의 비밀스러운 1000만원’이 어떻게 청문회장에서 공개됐을까. 정운찬 총리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첫날인 21일 정 후보자가 한 기업회장으로부터 2008년 두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건네받은 사실이 새로 드러나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용돈’이 청문회 자리에서 불거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후보자는 강운태·최재성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돈을 건넨 회장은) 형제같은 사람으로 수십년 알고 지낸 사이”라고 답했다. 한 월간지에 따르면 둘 사이엔 김종인 전 의원이 있었다. 김 전 의원은 “1980년대부터 나와 Y회사 회장, 정 후보자가 서로 잘 알고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이 월간지는 한 재계인사의 입을 빌려 “회장측이 정 후보자에게 가끔 용돈을 제공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정 후보자측이 Y회사 회장측에 ‘과거 일에 대해 있는 그대로만 말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형제같은 사람이 준 돈”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야당은 ‘1000만원’을 물고 늘어질 방침이라 정 후보자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당장 우제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가공무원이 특정기업으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했다면 뇌물죄에 해당하며, 어떠한 대가를 보장해주고 뇌물을 수수했는지 사법당국의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만약 비리 공무원들이 ‘1000만원 이하의 선물과 뇌물은 소액에 불과하다’고 해명하면 정 후보자는 다 눈감아 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강 의원측은 22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2006년에서 2008년 사이 수입보다 지출이 4000여만원 더 많고 금융소득이 3억2000여만원 증가한 것은 여전히 해명이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