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찬·반 및 유보 이유는 대체로 정 후보자의 세종시에 대한 입장, 도덕성, 소신과 철학, 법위반 사항 등에 따라 갈렸다. 정 후보자 인준을 찬성하는 측은 비교적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반대하는 측은 소신 바꾸기와 각종 의혹 등을 ‘자격 미달’ 사항들로 꼽았다.

대다수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에 대해 기본적 자질을 갖춘 사람으로 인정했다. 각종 법적, 도덕적 흠이 드러나는 상황에 대해 “흠 없는 사람이 어디있나, 그만한 사람도 없다”고 일축하며 인준을 찬성했다. 정 후보자를 총리로 선택한 것이 이명박 정부로선 큰 결단과 고심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는 경우도 많았다. “큰 틀에서 ‘중도실용’에 맞다”, “반대하면 정권이 무너지는 셈”, “이명박 대통령이 장고끝에 선택한 사람”, “야당에서도 영입하려 했는데 문제있나”는 의견들이 찬성 이유였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 등은 정 후보자에 대해 “학자적 소신을 바꿨다”, “쉽게 변하는 원칙과 소신에 인간적 실망을 느꼈다”, “케인지언으로서의 소신이 정부정책 방향에 맞지 않다”, “가치관과 철학이 의심스럽다” 등의 이유를 들어 인준을 반대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의혹들이 나오는 것도 비난거리가 됐다. ‘병역의혹’, ‘뇌물수수’, ‘실정법 위반’ 등을 지적하며 반대 논리를 내세웠다. 특히 대부분의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의 ‘세종시법 수정’ 입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세종시법 원안 통과를 지지하지 않아 안된다”는 것.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과대포장된 사람”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