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0월 재보궐선거 불출마 방침을 전격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반성이 끝나지 않았습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과분한 관심을 갖고 출마를 권유해준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는 깊은 감사와 송구스런 마음이 있다고 소회를 풀어나갔다.

특히 “어느 누구도 스스로 양보하지 않는 냉혹한 정치에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지역구 출마를 양보하신 이찬열 장안구 지역위원장께 깊은 존경의 뜻을 전한다”며 “자기희생의 정신을 가진 이 위원장 같은 분이 많아질수록 민주당의 앞날이 밝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저의 반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정치가 국민의 희망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제게는 숙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화 정치세력의 집권 기간으로부터 이명박 정부 1년 반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이 보여준 슬픔과 분노, 좌절은 저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든다”면서 “저의 출마가, 제 한 몸이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원내에 입성하는 것이 국민의 슬픔과 분노에 대한 해답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 역시 민주당을 위한, 나아가 민주진영을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그리고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애타게 찾고 있다”면서도 “손학규가 나가 이겨서 민주당을 살린다는 생각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요구는 더 먼 곳에, 더 큰 곳에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저 손학규는 스스로 민주진영 전체의 승리를 위한 도구로서, 거름으로서, 방편으로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손 전 대표는 “지금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것”이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정도를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명도와 지지도가 높은 ‘거물’로 당장의 전투를 이기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전쟁을 이기는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은 지금 앰플 주사로 잠시 일어날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스타 플레이어가 혼자 깃발을 날려서 될 일이 아니며, 가능성 있는 병사를 장수로 만들어 장수 군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그러나 “이 자리를 빌려 분명히 밝히지만 이번 선거를 수수방관하지는 않겠다”면서 “제가 나가지 못하는 만큼 그 이상 뛰어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수없는 고뇌를 했고 고독한 기도를 많이 했다”며 “민주당, 나아가 민주와 진보진영 전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고민하고 또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