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임진강 참사’를 따져묻기 위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에 위원회 소속인 여야 지도부가 대거 불참하는 등 정치권의 진상규명과 향후 대책 수립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9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불러 북한의 고의 방류 문제와 정부 대응책 등을 따져묻기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29명의 소속위원 중 24명이 참석했던 오전 상황은 오후 들어 회의장이 텅비다시피 대부분의 위원들이 이석했고 그마저도 질의를 마친 의원들은 자리를 떠 오후 4시20분쯤 회의를 마칠 때는 박진 위원장과 김충환 한나라당 간사, 송민순 민주당 의원 등 극소수만 자리를 지켰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민주당 정세균 대표, 박주선 최고위원,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당 일정 때문에 대부분 참석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민 여섯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에 여야 정치권이 무책임하고 둔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외통위소속인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지도부는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을 찾아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직을 사퇴하며 모든 의정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세균 대표와 이 총재도 당연히 외통위 회의장이 아닌 ‘세종시’에 있었다. 안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기국회 일정을 합의한 뒤, 오후엔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정 한나라당 대표도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는 등 대표 취임 이틀째 일정을 소화했다.

한편 여야 지도부가 10일 뒤늦게 한목소리로 북한의 무단 방류로 인한 ‘9·6 임진강 참사’와 관련, 북한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여야 지도부는 “일시적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더라도 응징하고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이회창 선진당 총재), “북한은 유가족들에게 사죄해야 한다”(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북한의 분명한 사과와 재발방지 표명이 있어야 한다”(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등의 촉구를 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