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일 ‘9·6 임진강 참사’에 대한 북측의 반응을 일단 기다리는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사과를 공식 요구하는 대북 전통문 2차 발송도 미뤘고, 남북간 협의 제안도 ‘검토’만 하고 있다. 반면 민간에서는 남북회담 제안은 물론, 북측 책임자 처벌 요청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이미 논평을 통해 북측에 사과를 요구한 만큼, 2차 대북 전통문 발송 등 추가적 조치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면서 “북측의 태도와 반응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서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인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회담을 제의할지 여부 등은 검토중으로 아직 결정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단 북측의 반응을 ‘두고 보는(wait and see)’ 전략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측에 사과를 요구한 만큼 공이 북측에 넘어갔고, 북측의 향후 반응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26일~10월1일 이산가족상봉행사가 예정돼 있는 데다, 최근 남북관계 유화국면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북측이 ‘사과’를 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데다, 사실상 남측에서 가능한 조사는 거의 끝난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북측의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측의 선처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당국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북측의 책임을 묻는 ‘묘수’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회담 제안을 통해 문제를 논의하거나 북측에 실무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