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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은행의 기업환경 평가(Doing Business 2010)에서 한국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4단계 상승하며 처음으로 10위대(19위)에 진입한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에 대해 국제 기구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취약 부문인 고용·해고(150위), 재산권 등록(71위), 투자자보호(73위) 등은 여전히 세계 중·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해 앞으로 한국이 본격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 창업·국제교역 분야 개선 두드러져 = 9일 기획재정부와 세계은행에 따르면 올해 세계은행의 기업환경 평가에서 한국이 가장 약진을 보인 분야는 창업 부문이다. 지난해 126위에서 53위로 무려 73단계나 상승했다.

최저자본금제(5000만원)와 주금납입증명서 폐지, 사업자 등록 소요기간 축소 등 6가지 제도 개선으로 창업에 드는 절차와 시간, 비용 등을 대폭 개선했기 때문이다.

국제교역 분야도 지난해 12위에서 8위로 4단계나 높아졌다. 전자통관시스템 도입에 따른 수출입 서류 간소화와 비용 절감 노력이 평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 서류 수가 감소하고 비용이 절감되면서 수출입과 관련된 서류의 수와 비용 관련 지수는 세계 ‘톱 클래스(최상위권)’에 진입했다.

◆ 노동, 재산권 등록, 투자자 보호 등 ‘미흡’ = 그러나 한국 경제의 ‘고질병’인 노동관련 분야는 여전히 세계 ‘꼴찌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고용·해고 부문에서 한국의 올해 순위는 150위로 지난해(152위)보다 2단계 높아지기는 했지만 전체 183개국 중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다소나마 개선된 항목은 근로시간의 경직성뿐이었고 ▲고용 경직성 ▲해고 경직성 ▲해고 비용 등은 지난해에 비해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보호도 지난해 70위에서 올해 73위로 3단계 뒷걸음질친 것으로 드러났다. 불공정한 내부거래에 대한 주주의 책임추궁 장치가 미비한 점 등이 주로 지적됐다.

재산권 등록 부문도 올해 71위로 지난해(67위)보다 낮아졌는데, 재산권을 등록할 때 주택채권을 매입(공시지가의 5%)해야 하는 데다 등록 절차가 7단계나 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4.7단계)보다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은행은 기업환경 평가를 실시할 때 현행 10개 부문 외에 ‘노동자보호 지표’와 ‘전력접근성 지표’ 등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새롭게 추가되는 두 가지 부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