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정건전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뒤 지난해 법 통과로 확정된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인하 계획을 유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화일보는 조세·재정 전문가 5인의 목소리를 통해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법인세율 인하는 계획대로 하되, 소득세율 인하는 유보할 수 있다”는 방향에서 어느 정도 비슷한 의견이 많았다.

◆“법인세율 인하는 계획대로 해야” =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 이만우 고려대 교수, 이영 한양대 교수 등은 모두 법인세율 인하에 대해 대외적 신뢰도 문제나 국가간 조세경쟁의 문제를 고려해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소득세율 인하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유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법인세율의 경우 중소기업과 대기업분이 각각 ‘13%~25%’(2007년)→‘11%~25%’(2008년)→‘11%~22%’(올해)→‘10%∼20%’(내년) 등으로 단계적 인하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회에서 처리됐다. 소득세율 역시 ‘8%~35%’(2008년)→‘6%~35%’(올해)에서 내년 ‘6%~33%’로 인하될 예정이다.

다만 안종범 교수는 이를 위한 조건으로 2009년 세제개편안은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소득세율 인하를 유보한다면 고소득층 세제를 크게 확대한 새 세제개편안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 교수는 “법인세율 인하를 계획대로 시행하되 최고세율을 올해 22%에서 내년 20%로 바로 내리지 말고 중간 단계로 21% 수준을 거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외에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법인세율·소득세율 인하는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성현 인천대 교수는 “교육·저출산 문제 해결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점점 늘고 있다”면서 “법인세율·소득세율 인하 유보에 그치지 말고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지출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재정지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아직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내년 예산을 올해 수준(추가경정예산 포함)보다 줄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실효성을 따져 지출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종범 교수는 “조세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조정하는 것은 정책 시차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올해만큼은 프로그램 별로 실효성을 철저히 따져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년에는 총량 기준으로만 논란이 이어져 결국 총량이 확정된 이후 프로그램별 실효성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