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계약으로 가처분 신청을 한 동방신기 멤버 3명(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을 둘러싸고 풀리지 않는 의혹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의혹의 진원지가 ‘화장품 사업 때문’이란 주장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멤버들이 소송을 건 결정적인 이유로 처음 제기한 ‘화장품 사업’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동방신기 및 SM측과 인연이 깊은 한 기획사 대표 A씨는 “문제의 발단은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연예 계약서엔 초상권 등 상업적 권리는 모두 회사에 귀속돼 있는데, 멤버 3인과 그들 부모가 중국에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초상권 등을 회사의 뜻과 무관하게 사용한 것이 문제의 발단인 것으로 안다”고 6일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소송하기 전에 화장품 문제가 터진 상태였고, 그 문제를 봉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SM측의 최대 약점인 ‘불공정 계약’건”이라며 “화장품 사업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면 애시당초 계약 시점에서 (불공정)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기획사 대표 B씨는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의 합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계약상 불합리점까지 모두 수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SM은 스타가 될 수 있는 시간이 다른 기획사에 비해 훨씬 단축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회사이기에 불공정 계약건과 관련된 소송은 빌미에 불과할 뿐”이라고 전했다.

아이들 전문 기획사 관계자 C씨는 “200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 계약과 관련한 )시정명령을 SM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 됐다”며 “보통 7년 계약으로도 아무 문제없이 상부상조할 수 있는데, SM은 과도한 계약년수로 자승자박의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SM과 멤버들의 합의안이 6개월안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서로 타격이 엄청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A씨는 “동방신기 멤버 중 왕따가 있는데다, 소송 당사자인 멤버 3명은 ‘죽어도 SM과 일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이런 내홍과 더불어 일본 에이벡스에서 소송을 걸 수 있는 문제까지 겹쳐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SM이 합의점을 찾기위해 멤버 3인의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슈퍼주니어나 소녀시대 등 다른 소속 가수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SM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슈퍼주니어의 한 멤버는 이런 여파에 휩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SM과 동방신기 멤버 3명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너무 많이 건넜다”며 “동방신기는 앞으로 ‘따로 또같이’(기획사 따로, 멤버는 같이) 활동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