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더럽혀진 얼굴의 천사’ 등 제임스 카그니나 험프리 보가트가 출연하는 영화를 많이 보고 자랐어요”

오는 13일 개봉하는 갱스터 영화 ‘퍼블릭 에너미’에서 주인공인 전설적인 은행강도 존 딜린저 역을 맡은 조니 뎁은 원래 갱스터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퍼블릭 에너미’는 미국내 범죄가 최고조에 달했던 1930년대 경제 공황기에 불황의 원인으로 지탄받는 은행 돈만 털어 국민들에겐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갱스터 딜린저와 그를 쫓는 FBI 일급 수사관 멜빈 퍼비스(크리스천 베일)의 대결을 그렸다.

뎁은 딜런저를 어떤 인물로 생각하고 연기했을까?

“제시 제임스(1800년대 후반 ‘제임스 갱’ 조직의 두목)와 같은 스타일과 행동양식을 가진 무법자라고 할 수 있죠. 딜런저는 어렸을 때부터 제시 제임스를 영웅으로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뎁은 그러면서 “차라리 은행들이 공공의 적이었지 존 딜린저가 공공의 적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대중적이었다고 본다”며 “자신 만의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기존의 권력에 당당히 맞선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딜린저 역할을 위해 그에 관한 책이나 화면을 모두 찾아봤다”면서 “그 모든 것들을 통해 존 딜린저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제 딜린저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촬영됐다.

이에 대해 뎁은 “사실감을 중요시하는 마이클 만 감독의 주장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 실제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가 아닌 평범한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촬영을 했을 것”이라며 “크라운 포인트 감옥에서 딜린저가 지나다녔던 바로 그 문을 내가 지나다니는 장면이나, 리틀 보헤미아에서 퍼비스의 부하들을 향해 총을 쏘아대는 장면 등은 그의 발자취를 따라다닌 것이 커다란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니 브래스코’(1997년)를 찍을 당시, 내가 맡은 역할을 준비하기 위해 낮에는 FBI 요원들, 밤에는 마피아들과 어울렸던 적이 있었다”며 “그 당시 그 둘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굉장히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해 자신이 연기한 딜린저 역할에 얼마나 몰입했는지를 가늠케 하기도 했다.

뎁은 ‘왜 갱스터 영화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우리가 마음 속으로만 하고 싶었던 일들을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것을 보면 즐겁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가끔 악당(사실은 착한 사람이지만)이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누군가가 기존 권력에 한방 먹이는 것을 보면 즐겁지 않나”고 말했다.

김윤림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