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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다 어디로 갔지?’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박모(55)씨는 최근 한달동안 승객으로부터 5만원권을 단 2장밖에 못받았다. 그는 “10만원 수표보다 5만원권 유통이 더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6년만에 새 고액권으로 선보인 5만원권이 23일로 발행 한달을 맞지만 시중에서 5만원권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아직은 발행 초기여서 5만원권을 ‘소장’하고자 하는 심리가 남아있는데다 카드 사용이 보편화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발행 초기이기는 하지만 소액권 사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국민 불편을 줄이고, 내수진작 등에 기여토록 하겠다는 발권당국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일까지 시중에 공급된 5만원권은 총 3조5924억원, 7184만8000장이다. 그러나 농협이 지난 17일까지 시중에 5만원권을 5000억원 정도 공급했지만, 반납된 곳은 마사회점 서울센터가 유일하다. 돈이 풀린 뒤 활발하게 쓰이지 않고, 쓰인다해도 경마장 등 신용카드 사용 금지 영업장에서 주로 사용됐다는 얘기다.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A대형마트의 경우 6월23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전국 64개 점포에서 회수된 5만원권은 총 10만장으로 50억원에 불과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5가 광장시장에서 숙녀복을 파는 이모(64)씨는 “5만원권이 2~3일에 1장 들어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발권국 관계자는 “현재 유통중인 화폐중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이르지만 체감이 이에 못미치는 것은 발행 초기여서 유통수요보다는 소장수요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며 “올 연말쯤 되면 5만원권이 1만원권과 10만원 수표의 상당수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정·임정환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