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 유출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의 불똥이 회원 240여만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 온라인 사교육업체 메가스터디로까지 튀면서 사교육계의 ‘검은 커넥션’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찰이 메가스터디의 문제풀이 동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에게서 이 업체가 시험 전날 문제지를 입수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사교육계 종사자들은 “학원과 학교, 교육행정 당국으로 이어지는 3각 커넥션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내 주요 사설 입시학원 운영자와 강사들은 특히 “일선 학교와 학원 간의 뒷거래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학교 시험지가 사전에 지역 학원에 유출되거나 반대로 학원에서 만든 문제지가 학교로 넘어가 그 범위에서 시험문제가 출제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것. 노원구 중계동 학원가에서 강사로 활동중인 A씨는 “‘족집게 강의’라고 유명세를 떨치는 강사나 학원이 있다면 100% 유착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시험 문제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지만, 일반 모의고사 문제지 사전 유출은 ‘업계 관행’으로 자리잡았다는 설명도 잇따랐다.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강사 B씨는 “대형 학원들 대부분이 모의고사가 끝나자마자 문제풀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데, 이는 사전에 문제지를 받지 않고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유착은 학원 측의 끈질긴 ‘관리’로 만들어진 공고한 커넥션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양천구 목동에서 강사로 일하는 C씨는 “룸살롱 접대는 물론 해외 골프여행까지 제공하기도 한다”며 “교사 외에도 교육행정기관 공무원들에게 접대하고 단속 정보를 얻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C씨는 “사교육 시장이 10조원 규모에 달하는데 로비가 없겠느냐”며 “로비를 한 만큼 ‘족집게 강의’가 가능하고 바로 학원 매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커넥션이)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