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용 국산 3D애니메이션 ‘로즈마린’ 제작이 연말 개봉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인도 회사의 자본 투자로 작업을 진행해온 ‘로즈마린’ 제작진은 최근 미국 영화배급사와 전 세계에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OST 음반 작업뿐만 아니라 캐릭터 상품과 온라인게임을 제작하는 등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침체일로를 걸어온 국내 애니메이션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로즈마린’을 제작해온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애니21(총감독 황인형)은 14일 “현재 제작 공정이 목표치의 80% 수준을 넘어섰다”며 “미국 영화배급사인 포치라이트사를 통해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OST 주제가는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부르며, 음반 배급은 유니버설뮤직이 맡기로 했다.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온라인게임은 대만의 게임제작업체 인스리아(INSRIA)가 전액 투자해 개발한다. 제임스 리(중국명 李志建) 인스리아 사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호텔에서 로즈마린 온라인게임 제작발표회를 열고, “전 세계 온라인게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로즈마린 게임에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특한 해저 생물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원작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게임을 만들어서 세계 시장에서 꼭 성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즈마린’은 방송사 PD 출신인 황인형 감독이 출간한 3권짜리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에 의해 제작되고 있다. 태고적 해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종족 간의 전쟁과 평화를 그린 작품이다.

제작을 총괄해온 황 감독은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침체로 초기에 국내 투자자를 구하기 힘들어 해외 업체의 투자를 받았다”며 “인도의 스튜디오 선애니메이션을 통해 인도철강회사(쿤빌 롤링 밀스)와 싱가포르의 인도계열 투자사가 각기 175만달러, 300만달러를 투자해 제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인도와 싱가포르의 초기 투자금은 해당국가의 배급권으로 전액 상환한 상태라는 것이 황 감독의 설명. 그는 “외국업체들이 애니메이션과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에 반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국산 애니메이션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봐서 투자를 꺼리는 것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