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10일 이번 사이버공격을 주도한 배후세력으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국 산하 110호 연구소를 지목한 배경과 함께 북한의 사이버 전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정원이 국회에 정찰국 산하 110호 연구소를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지목한 것과 관련,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110호 연구소가 중국과 동유럽 등지에 업체를 가장해 심어놓은 ‘프락치 IP’를 일부 포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국정원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110호 연구소는 사이버전쟁 전담부서로, 2000년 이후 기존의 ‘기술정찰조’와 ‘조선컴퓨터센터(KCC)’ 등을 확대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인민군은 인터넷 해킹과 사이버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국(局) 규모의 전담조직을 운용해왔으며 북한이 총참모부 산하에 ‘전자정찰국’을 비밀리에 가동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 소식통은 “전자정찰국이 올해 초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정일) 직속 기구로 편입됐다는 첩보도 있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군 정보당국은 북한이 전자정찰국 외에도 해커와 사이버전 요원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과 다양한 전담기구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10일 “국정원 등 정보당국은 110호 연구소 소속의 프락치 IP를 파악해 그 중 몇개를 포착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세계 각국에 프락치 IP를 분산한 것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로, 테러조직 등이 했다고 보기에도 뚜렷한 동기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해‘국가’ 조직에 의한 치밀한 시도에 무게를 뒀다.

이번 사이버공격이 북한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권력쟁탈이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대남관련 사업부서간 과열경쟁에서 불거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연구원은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실제 무력 행사를 하지 않고도 남한 사회를 패닉 상태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일종의 경고성 시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노동당 산하에는 모란대학, 군 산하에는 압록강대학과 미림대학, 요즘은 자동화대학이라고 해커들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기관이 있으며 1년에 200~300명 정도의 전문 해커들이 양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해커부대의 우리 정부 기관에 대한 공격 시도가 종종 있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군의 또 다른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8년 2월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처의 전산장비에 바이러스 감염 흔적이 발견되고 일부 자료가 유출된 적이 있는데 이 역시 북한에 의한 조직적인 해킹 시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