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대부업 이자율 연30%서 10%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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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서민들의 사금융 피해를 줄이기 위해 칼을 뺀다. 악덕 미등록 대부업을 뿌리뽑기 위해 연 이자율 제한을 현행 30%에서 10%로 대폭 낮추고, 피해액 반환 절차도 대폭 간소화 된다.

미등록 업체의 현행 연 이자율 제한 30%(등록업체는 49%)는 돈을 빌린 소비자가 초과이자 환수 소송시 법적으로 인정해 주는 이자율이다. 예를 들어 미등록 대부업체에 연 60%의 이자율로 500만원을 빌려 원금을 포함, 1년동안 총 800만원을 갚았을 경우 800만원에서 550만원(원금+연 10% 이자 금액)을 뺀 나머지 250만원을 정부 지원의 반환소송을 통해 되돌려 받을 수 있게 된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회 고승덕(한나라당) 의원은 미등록 대부업체의 이자율을 현행 연 30%에서 연 20% 이하로 낮추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20일 발의했다. 금융당국과의 사전조율을 거친 고 의원 안은 사금융 피해의 대부분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지 않은 불법 미등록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미등록업체를 최대한 양성화시켜 금융당국의 감시하에 두는 게 목적이다.

금융당국은 고 의원안이 국회에서 의결될 경우 곧바로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를 연 10%로 낮출 계획이다. 피해자가 반환소송을 할 경우 대부업체가 부당하게 챙길 수 있는 여지를 대폭 줄이겠다는 포석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미등록 대부업체의 이자율 제한을 연 10%로 추진하는 것은 미등록 상태에서 대부업을 하지 말라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라며 “사금융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금융 피해 관련 상담건수는 지난 2007년 3421건이었으나 2008년 4075건으로 늘었다.

고 의원안과 금융당국의 시행령 개정안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상당수 미등록 대부업체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불법 채권추심, 고금리 수취 등에 따른 사금융 피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대부업체수는 1만650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미등록 대부업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고금리 수취로 인한 피해액 반환 절차도 간소화할 방침이다. 이를 되돌려 받기 위해선 반환소송을 해야 했지만 법무부가 사금융 피해 방지 차원에서 이러한 반환소송을 일부 지원키로 했다.또 더 나아가 민간 조정기구를 만들어 법원에 가지 않고도 돈을 쉽게 되돌려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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