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착한 가격’ 가나.’

고분양가 논란과 미분양아파트 고통에 시달려 온 건설사들이 올해들어 아파트 분양가를 잇달아 대폭 인하하거나 지난해 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건설사들은 지방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아파트의 분양가를 대폭 인하해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수도권 유망 택지에서 분양 예정인 건설사들도 주변 아파트 분양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4월 첫 주부터 입주에 들어간 경기 용인 공세지구 ‘피오레’(대주건설)단지는 분양대금 선 완납 계약자 등에 대해 공급가를 최대 27% 인하 해 호평을 받고 있다. 또 부영은 경기 남양주 도농에서 분양중인 주상복합아파트 ‘부영 애시앙’의 분양가를 기준층 기준으로 3.3㎡ 110만원을 인하, 분양하고 있다. 이밖에 임광토건은 경기 용인시 상하동에서 분양한 ‘임광그대가’ 116~192㎡형의 잔여물량을 평균 10% 할인 분양했고, 동일하이빌도 경기 용인시 신봉동에서 ‘신봉 동일하이빌’을 4~10%가량 할인 분양중이다.

4월 말이나 5월 초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인천 청라신도시에서 분양에 나서는 우미건설과 한화건설 등도 같은 택지지구에서 지난해 분양한 가격보다 낮은 분양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우미건설 등 김포한강신도시 참여 건설사들은 이번에 분양하는 아파트 공급가를 지난해 분양한 우남퍼스트빌 수준에 맞추거나 더 낮은 가격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김포한강신도시 최초로 분양한 ‘우남퍼스트빌’은 1100만원 대의 저렴한 분양가로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다. 우미건설 등은 이에따라 중소형은 3.3㎡당 900만원 후반대, 중대형은 1070만원대로 계획하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에서 분양예정인 한라건설과 한화건설 등도 지난해 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건설의 경우 3.3㎡당 분양가를 1050만~1100만원선, 한화건설은 3.3㎡당 1000만~1100만원으로 책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분양가는 지난 2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분양, 호응을 얻은 청라 웰카운티 3.3㎡당 분양가 1100만원 선보다 낮다.

아파트 분양대행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기의 미분양아파트 발생은 금융비용 손실과 기업 이미지 실추 등 건설사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며 “기존 공급가 인하와 저렴한 분양가 책정은 건설사들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