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는 희망 유전자가 있습니다. 지금 경제불황의 어려움 정도는 충분히 극복할 저력과 지혜를 가진 민족입니다.” 4개국 언어로 번역출간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베스트셀러 ‘무지개 원리’의 저자인 차동엽(51·미래사목연구소 소장) 신부가 이번에는 ‘희망’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경제불황의 한파가 온 국민을 움츠러들게 하는 어려운 시기에 차 신부는 “희망이 희망이다”라는 동어반복을 해가며 희망을 강조하고 있다. 문화일보가 연중캠페인으로 ‘사랑 그리고 희망’운동을 시작한 가운데 지난주 ‘뿌리 깊은 희망’(위즈앤비즈)이라는 책을 펴낸 차 신부로부터 ‘희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차 신부는 가톨릭 사제로서는 이례적으로 ‘실용서’로 분류될 수 있는 자기계발서를 잇달아 펴냈고 주로 기업체 등에서 수많은 초청강연을 해왔다. ‘낙양의 지가를 올린’ 책인 ‘무지개 원리’ 이후 초청강연 횟수만 1000회가 넘는다. 그는 이제부터 ‘희망’을 들고 다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

차 신부가 말하는 ‘희망’은 그동안 흔히 말해져온 것과는 차별화된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그는 “희망은 그 자체로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희망은 어떤 위기에도 우리가 쓰러지지 않도록 해주는 힘이 있으며 또한 절망을 몰아낸다는 것이다.

“희망을 가진 사람은 뭔가 눈빛도 다릅니다. 희망을 가지면 목표만 보이고 우리의 관심이 이리저리 분산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줍니다.”

더 나가서 그는 “희망은 그 무엇을 바라본다”면서 “바라보지 않는 희망은 희망이 아니며 단지 매가리 없는 막연한 기대나 뜬구름 잡는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희망은 바라봄으로써 이루어지며 ‘바라봄’은 꿈이 이루어지는 원리라는 것이다.

차 신부는 “우리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근거는 희망이 인간의 고유한 원초적 생존력이기 때문”이라면서 “인간은 끊임없이 희망을 품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특히 한국인에게는 희망유전자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국인에게는 고유의 추진력과 저력이 있습니다. 숱한 외침으로 국난을 맞을 때 우리 민족은 항상 상상을 초월하는 저항력으로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곤 했어요. 또 자원도 없는 좁은 나라에서 창의성 하나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됐습니다.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어려운 지금 시기에 다시 고유의 희망유전자를 작동시킬 줄 알아야 합니다.”

그는 희망은 우리에게 이미 있다면서 “보는 눈이 없으면 눈앞의 희망도 보지 못하며, 희망은 바로 볼 줄 아는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옛 말에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라고 했습니다. 세찬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강한 풀을 알 수 있다는, 즉 사람은 어려움을 겪어야 그 의지의 강함을 알 수 있다는 말이지요. 또 이 말에는 근거가 확실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요. ‘뿌리깊은’ 희망은 그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사랑과 희망’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는 “사랑은 희망의 울타리”라고 잘라 말한다.

“사랑은 타인의 희망을 증진시키고 응원을 해주며 지켜주는 울타리입니다. 문화일보의 ‘사랑 그리고 희망’캠페인은 희망의 의미를 제대로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시작됐다고 봅니다.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 저도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차 신부는 1981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1984년 해군 OCS 72기로 군복무를 마친 후, 서울 가톨릭대, 오스트리아 빈 대학, 미국 보스턴대(교환 장학생) 등에서 수학했고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사제로 서품되었으며 인천 가톨릭대 교수를 겸하고 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