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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전혀 의욕을 보이지 않는 직원들, 조직관리는커녕 자기 자리 보전에만 급급한 중간관리자들, 모든 게 직원들 탓이라며 불평만 늘어놓는 사장…. 이런 조직이라면 십중팔구 오래지않아 문닫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붕괴 징후를 어떻게 간파할 것인가. 또 ‘끔찍한 직장’을 ‘출근하고 싶은 천국’으로 만드는 비결은 없을까.

최근 출간된 ‘트라이앵글 법칙’ (패트릭 렌시오니 지음, 리더스북)에선 무기력한 조직의 세 가지 징후와 이를 변화시키는 세 가지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한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일을 사례로 말단 종업원부터 매니저, 사장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변화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는 한 명의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보다 모든 직원이 주인의식과 자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지긋지긋한 직장의 세 가지 징후’와 이를 해결하는 ‘트라이앵글 법칙’은 간단하면서도 명확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에서 이 같은 징후를 간과하기 쉽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 트라이앵글 법칙 1 - 진심이 담긴 관심을 기울여라

첫 번째 징후는 ‘익명성’이다. 자신이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으며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익명의 인간’이라고 느끼는 한 어떤 일을 하든지 상관없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때 매니저(중간관리자)는 종업원을 제대로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종업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그들을 돕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호기심을 느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종업원의 딸이 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단순히 아는 것과 딸의 춤 발표회가 어땠는지 묻는 건 별개의 문제다. 시간을 내 그들과 마주 앉아서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청해 들어라. 간혹 어떤 매니저는 종업원과 면접하는 동안 사생활에 관련된 질문은 피하라고 지시받았기에 이런 행동을 불편하게 여긴다. 하지만 자신이 이끄는 종업원에게 인간적인 호의를 보이지 않는 행동이야말로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중요한 사실은 이처럼 관심을 보이는 일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반복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트라이앵글 법칙 2 -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쳐라

두 번째 징후는 ‘무관함’이다. 자신의 일이 다른 사람을 만족스럽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한 어떤 일을 하든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이며 다른 사람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 때 행복을 얻는다. 반드시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반대로 자신이 어느 누구의 삶에도 영향을 주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정서적으로 병들기 시작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타인의 삶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각인하기 위해 첫째 누구를 돕고 있는지, 둘째 어떻게 돕고 있는지 질문해보라. 매니저가 종업원에게 그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는 곧 그들이 성취감을 느낄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일 그 자체가 아니다. 바로 경영 문제와 결부된다. 종업원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왜 중요한지를 이해시키는 것이야말로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매니저는 종업원의 일이 상사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종업원은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매니저가 감사한다는 것과 자신들이 매니저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을 때 직장생활의 만족도가 높아지며 따라서 일에 대한 열의도 높아진다.

# 트라이앵글 법칙 3 - 객관적이고 올바르게 평가하라

세 번째 징후는 ‘무평가’다. 자신의 업무를 평가하는 수단이 없거나, 성공이나 실패가 타인의 의견이나 일시적인 감정에 좌우된다면 어느 누구도 일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며 동기를 상실하고 스스로 무능력하다고 판단하게 된다. 이때 인위적으로 엄격한 통계수치를 할당해 무리하게 업무평가 기준을 세우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반면에 행동주의에 기반을 두어 가장 효율적인 업무평가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이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공식적인 조사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또한 만족도를 나타내는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평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종업원은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상을 알고 그와 연관되는 특정한 평가항목을 정해둬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반복하는 게 중요하다. 종업원의 업무평가를 굳이 보상과 연결 지을 필요는 없다. 종업원이 평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다름 아닌 성취감이라는 사실임을 명심하라.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