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강남지역 경찰관들의 ‘안마시술소 유착’ 등 잇단 비위행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방경찰청이 산하 31개 경찰서의 ‘요주의 직원’을 선별해 비(非)민원부서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이는 경찰 수뇌부가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꺼내든 ‘극약처방’이지만,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들을 사실상 공식화하는 셈이어서 해당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7일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최근 산하 31개 경찰서에 지침을 내려 비리 정황이 있거나 처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관심 직원’들을 뽑아 비민원부서로 자리를 이동시키도록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를 위해 이날 청문감사관 주재하에 일선 경찰서 관계자들이 참가한 화상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지침을 하달받은 각 경찰서는 이미 문제의 소지가 있는 직원들의 선별 작업에 들어갔으며, 다음주 중 모든 인사 조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들을 아예 민원인과 만날 수 없는 부서로 보내는 작업”이라며 “선별 작업을 서둘러 다음주에 인사이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찰서 관계자도 “문제가 있는 직원들을 선별해 다음주까지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대상자를 선별하고 있다”며 “직위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된 직원들은 비민원부서로 이동시키거나 전보 상신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지침이 실행될 경우 경찰서별로 ‘관심 직원’이 최소 10명씩만 나와도 서울 전체로는 300명 이상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경찰청은 당초 강남, 서초, 수서경찰서 등 강남권 경찰서의 민원 부서 경찰관들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강희락 경찰청장이 제동을 걸면서 일부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을 선별해 교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