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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어머니의 이미지는 어떤 모습일까?

어머니에 대한 생각의 대부분은 철학적이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릴 때에는 먹여주고 공부시켜주신 어머니가 생각나고, 조금 커서는 자식들 뒤치다꺼리 해주신 어머니가, 그리고 장년이 되어서는 그 동안 가족들 때문에 고생만 하신 노모가 생각 날 것이다.

요즘 와서 부쩍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진 것 중 하나가 바로 ‘어머니의 존재’에 대한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에게 어머니 사진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 자주 있는 것 같다. 사실 조금은 당황스러운 부탁이 아닐 수 없지만 지인들의 어머님을 뵐 수 있다는 생각에 몇몇 분들의 어머니 사진을 만들어 드린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머니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어머니의 얼굴이라면, 가족이 아닌 입장에서 보면 단지 노인의 얼굴일 뿐인데, 그대로 잘 찍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머니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남긴다는 것이 생각만큼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닌 것이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보통 그 집안의 모든 내력이 다 숨어있다. 어머니의 사진을 작업할 때마다 놀라워하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모든 인물 사진이 그렇지만 특히 어머니의 얼굴에는 한 가족의 역사와 개인의 일생이 너무나도 명백히 또한 고스란히 다 담겨져 있다. 굵고 깊은 주름이나 부드럽고 옅은 주름이나 흰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한 가족의 모든 역사와 자취를 다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다행히도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기만 한다면 우리 어머니의 이미지를 더 잘 만들 수가 있다. 그만큼 어머니의 얼굴은 정직하고 진실하기 때문이다.

많은 스타들 중에서 가장 한국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를 지닌 분이라면 단연 강부자 선생님을 꼽을 수 있겠다. 소박하고 인자하고 희생적이었던 우리들 어머니의 이미지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신 분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 시대의 대표적인 어머니의 초상으로 남겨지지 않을까 싶다.

지난 40년간 그녀가 보여준 수많은 이미지들은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이 소중한 어머니들의 모습들이었다. 시골 아낙네 같은 어머니, 대갓집 맏며느리 같은 어머니, 괴팍하거나 자상하거나 그 어떤 성격을 통해서라도 우리들의 살아있는 어머니 한 분 한 분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 주었고, 우리들은 그 모습을 통해서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못다한 자식의 도리를 후회하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다.

가끔 어머니들의 사진을 작업하면서 그런 강부자 선생님의 꾸밈없이 솔직한 이미지를 나의 사진에도 접목시켜보려고 노력 한 적이 많았다.

모두가 공감 할 수 있는 어머니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나마 ‘강부자’라는 어머니 이미지의 기준점(?)이 있어서 그 가족들 모두가 좋아하는 사진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iconstudio@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