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권위주의통치의 비판자였다.”

미국의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7일 고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자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거리낌 없는 비판자인 스테파노 김수환이 8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김 추기경이 폐렴으로 수개월간 병원에서 투병했던 사실과 함께 그가 46세 되던 1969년에 교황 바오로6세의 의해 최연소 추기경에 임명된 이후 줄곧 450만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 한국에서 민주주의 옹호자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반정부 시위가 소용돌이칠 때 학생 시위대를 서울에 있는 명동성당에 피신하도록 허용하고 공안당국에 “학생을 잡아가려면 나를 먼저 밟고 가라”고 일갈했던 일화를 비중있게 전했다. LAT는 김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명동성당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김 추기경의 타계를 “국가적인 손실”이라며 애통해한 사실도 전했다.

신문은 계속해 김 추기경이 한 세대 이상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통치하던 한국이 민주주의 길로 나아가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신문은 “김 추기경이 가난한 자의 대변자였고 노동조합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에 반대하는 등 사회적 이슈와 민주주의 문제에 활동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김 추기경이 일본에 대해서도 과거 36년에 걸친 식민통치로 한국에 고통을 준 데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느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허민기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