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BRICs)이 산산이 조각나는가. 빠른 경제성장을 자랑하며 다양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던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인도의 대규모 무기 구매로 최근 호전돼 가던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의 재연을 우려할 정도가 됐다.

우선 중국과 인도의 관계에 이상전선이 생겼다. 인도가 앞으로 5년간 무려 300억달러(약 42조150억원)를 들여 최신식 무기를 도입하고 장비를 현대화하기로 하면서다.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은 12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인도의 무기 구매 규모는 연간 군사비(2007년 기준 242억달러)를 넘는 액수”라고 밝혔다. 인도가 구입하기로 한 무기는 총 20억달러 규모의 프랑스산 미라지 전투기와 20억달러의 해상 순시 정찰기, 197대의 정찰용 헬리콥터 등이다. 쾌속정과 순시선, 수륙양용 에어쿠션선도 대량 구매할 뿐 아니라 사거리 2500~4000㎞의 중거리 지대공미사일을 이스라엘과 공동개발키로 했다.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인도의 무기 구매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두 나라는 60년째 국경분쟁을 벌이는 중이다. 중궈신원왕은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경제 위기 속에 진행되는 인도의 고액 무기 구매는 다분히 ‘중국위협론’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계가 인도의 무기 구매를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끝없이 추락하는 경제 때문에 브릭스로부터의 분리를 경험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러시아펀드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루블화 가치 폭락과 자본의 대량 이탈 등으로 펀드로서의 의미를 상실해가는 상황이다. 국제 펀드 평가기관들에 따르면 러시아의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80%를 넘나든다. 루블화 가치도 지난해 8월과 비교해 반년 동안 36%나 떨어졌다.

러시아 증시는 외국 투자가들이 외면한 지 오래다. 지난해 러시아 정부의 외국 에너지기업 통제, 그루지야 전쟁으로 촉발된 자본 이탈이 이를 부추키면서 주가가 2007년 대비 1년 사이에 80%나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최근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 문제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에너지 의존형 경제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국내 금융 시스템이 방어기제를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브릭스 국가들 가운데 가장 큰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민기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