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는 세터 싸움에 달렸다. 14일 열리는 ‘NH농협 2008~2009프로배구 V리그’ 5라운드 대한항공-LIG손해보험전(인천 도원체육관)은 PO 진출팀의 윤곽이 나오는 중요한 일전. 3, 4위팀 대결인 이날 LIG가 패하면 대한항공에 3게임차로 뒤지게 되어 사실상 PO 진출은 물 건너가게 된다.

두 팀은 올시즌 맞대결에서 2승2패로 호각세. 신인 세터가 팀을 리드하고 범실이 많은 팀 컬러도 비슷한 두 팀의 PO진출 여부는 한선수와 황동일의 세터 싸움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는 2년차이지만 첫 시즌은 막판에야 잠깐 나와 사실상 신인. 잠재력은 높지만 소심한 성격에 자칫 실수할 경우 주눅이 들어 멍해지고 세트도 단조롭다.

LIG도 세터 황동일이 아킬레스건이다. 한선수와 달리 대범한 성격에 장신(194㎝)의 이점이 있지만 너무 덤비는 데다 공격루트가 제한된 게 탈. 강서브가 잘 들어가면 대적할 팀이 없을 정도지만 그렇지 않으면 실수를 연발하면서 무너지는 팀이 세터까지 기복이 심해 빅기원 감독이 스스로 “우리팀은 종 잡을 수 없는 도깨비팀”이라고 혀를 찰 정도.

한선수는 아직도 심한 기복을 보여 진준택 감독은 100%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 8일 상무전에서는 1세트 밖에 버티지 못하고 교체됐지만 10일 KEPCO전에서는 풀세트를 소화하며 78%의 높은 세트퍼펙율을 기록했다.

황동일은 11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완패했지만 속공에서는 센터진이 막강한 현대를 앞서 세트플레이에 점차 눈을 떠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벼랑 끝에 선 박기원 감독은 내심 달라진 황동일에 기대를 걸고 있고 반면 국가대표급 백업멤버를 즐비하게 갖춘 진준택 감독은 앞선 공격력으로 3위 확정을 자신하고 있다.

이동윤기자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