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상습 사기 전과자에게 민간 치안행정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감사장을 준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월 완산경찰서에서 4건의 사기고소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던 사기 전과자 A씨에게 전북지방경찰청장과 완산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준 사실을 밝혀내고 감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6월 사기 혐의로 또다시 구속된 A씨가 지난달 전북경찰청에 “경찰간부 B씨에게 지금까지 수천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진정서를 보내 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경찰은 일단 진정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 허위 사실에 따른 무고 혐의를 추가 적용할 예정이지만 사기 전과자에게 경찰이 치안 유공 감사장을 수여했다는 부분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장 추천은 A씨와 친분이 있던 완산경찰서 B모 계장이 했으며, B 계장은 감사에서 “당시 A씨가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줄 몰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B 계장은 전북경찰청장상 후보로 A씨를 추천한 뒤 관례를 깨고 A씨를 완산경찰서장상에 재추천해 연속 수상토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인권보호 차원에서 신원조회를 못하고 일선 경찰서의 추천만 받고 감사장을 수여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대상자 선정과 시상에 일부 착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한편 어청수 경찰청장은 지난 26일 경남지방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패·부조리 연루 경찰관은 해임, 파면을 통해 경찰직을 그만두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발해 사법 처리할 것”이라고 경찰 내부 기강 문제에 대한 강경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전주 = 박팔령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