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22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년도 업무계획은 최악의 경제불황을 맞아 경찰 역시 사회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치안 강화와 생계침해 사범 단속을 통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기하면서 ‘법 질서 확립’을 내걸고 경제 회복을 저해하는 불법 파업 등에는 강력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경찰의 보고 내용 상당 부분은 지난 16일 발표됐던 법무부·행정안전부의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민생치안대책’의 재탕이었다.

경찰은 우선 내년 1월 경찰청 및 각 지방청에 ‘생계침해범죄 대책추진단’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불법 대부업, 다단계·전화금융사기, 온라인 도박 등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생계침해 범죄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기 위해서다. 추진단은 지능범죄와 생활질서 전문가들 및 기동대 병력으로 구성된다.

경제 회복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경찰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기업 수사에 신중을 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업에 대한 과도한 압수수색을 자제하고, 우편·팩스·전화·이메일 조사를 적극 활용해 참고인들의 조사 시간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불법·악성 노사분규 현장에 경찰력을 신속히 투입해 조기 해결을 지원해 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현재 19개인 경찰관 기동대를 36개로 늘리고, 과격 폭력 시위자는 끝까지 추적·검거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범죄 취약계층인 아동 및 여성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 확대도 진행된다. 경찰은 통학로 주변, 놀이터 등 아동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 하교 시간대를 중심으로 퇴직 경찰관을 활용해 방범 활동을 실시하는 ‘아동안전지킴이’ 제도를 확대 시행한다.

내년 1월부터 서울, 경기 등 대도시 지역 101개(현재 11개) 경찰서에서 1010명(현재 110명)의 아동지킴이들이 활동에 들어간다. 또, ‘여성·학교폭력 원스톱(One-Stop) 지원센터’도 확대 운영된다. 이와 함께 범죄유형별로 취약지점과 취약시간대를 선정, 경찰력을 집중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한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