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부가 22일 농협 개혁안을 내년도 업무의 최우선 과제로 밝힌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건물에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호웅기자

정부가 농협 등 협동조합 개혁안을 2009년도 업무의 최우선 과제로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농협중앙회장을 사실상 명예직화하고, 중앙회 조직을 20% 이상 슬림화하는 등의 내용을 원칙으로 제시함에 따라 농협지배구조 개혁안을 마련 중인 농협개혁위원회 활동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2일 2009년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농협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회장의 인사 추천권을 없애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의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밝혔다. 또 이사회는 실질적인 의결기구로 바꿔 기능을 강화하고 감사기구는 독립성을 키우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특히 이같은 협동조합 개편안을 내년도에 추진하는 정책과제 중 가장 첫 머리에 제시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을 축소하기 위해 회장이 가지고 있던 대표이사 등에 관한 인사 추천권을 없애고, 사실상 명예직화하는 방향으로 세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일선조합장이 1인1표 방식으로 투표하는 현재의 중앙회장 선출 방식도 개편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민수 한농연농업정책연구소 연구팀장은 “정부·농협중앙회·농업인단체 등이 추천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인사추천위원회’가 중앙회장과 사업부문 대표이사, 중앙회 감사위원 등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인력감축과 상위직급(1~2급) 통·폐합 등을 통해 농협중앙회 조직을 20% 이상 슬림화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는 한편 자회사 통합·수직계열화·매각 등을 통해 인적쇄신과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할 계획이다. 또 신용부문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문제는 내년 2월까지 검토를 완료하고, 이어 4월부터 신·경분리 작업을 시작해 내년 말까지 신·경분리 내용이 담긴 농협법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농협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9일 정부와 농협 및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위원회는 내년 1월3일까지 농협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최종안을 정리해 2월 임시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인적쇄신과 구조조정 작업은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수협과 산림조합에 대한 개혁안도 함께 제시했다. 수협과 관련해 우선 중앙회장은 비상임화해 대외활동에 전념하도록 하고 인력감축과 예산절감 등 사업구조 개편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해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실심화로 파산이 우려되는 완도수협은 내년 초 계약이전을 완료하고, 기타 수협은 내년부터 단계적 통·폐합 작업에 들어간다. 산림조합에 대해서도 전체의 15%인 100명을 줄여 중앙회조직을 슬림화하고, 임원급 간부의 임금 감액과 전직원의 임금동결을 추진한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