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토해양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는 빠져 있지만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서울 강남3구에 대한 주택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미분양주택 양도세 면제 등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관련 규제가 대폭 폐지될 경우 꽁꽁 얼어붙어 있는 부동산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선 오랜만에 빠질 것으로 예상됐던 강남의 ‘부동산 거품’이 다시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등 관련 부처는 대통령 업무보고 직후 이들 규제에 대한 토론을 열고 규제 철폐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와 강남3구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타 부처와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하지만 대세는 규제완화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도 최근 잇달아 이들 규제 폐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에 따라 재정부와 국토부 등은 시장 조사와 관련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이들 규제 개혁에 본격 나서 내년 초에는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규제가 풀리면 부동산 정책 ‘대못’은 사실상 모두 뽑히는 셈이다.

현재 주요 규제는 ▲공공 및 민간택지 주택 전매제한 폐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투기지구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해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시 5년간 양도세 면제 등이다. 이들 규제는 사실 마지막 남은 부동산시장 규제였다. 이 때문에 그동안 부동산 대책 발표 때마다 관심을 받아왔지만 정부는 투기 우려 등을 이유로 규제 풀기를 주저해 왔다. 더구나 시민단체 등에서 부동산 투기를 막는 상징적인 규제로 인식, 줄곧 반대 입장을 전개한 것도 규제가 안 풀린 배경이 됐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주택 미분양과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는 예상외로 심각성을 띠고 있는 상황이어서 규제 혁파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부동산 침체가 개인의 자산 디플레이션으로 치달을 경우 자칫 ‘가계 부도에 이어 금융기관 부실’로 갈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표적인 사안이다. 폐지될 경우 건설업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분양 전략을 짤 수 있어 줄곧 철폐를 주장해 왔다.

주택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분양권 전매도 가능해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미분양주택 양도세 면제가 풀리면 부동산거래도 상당히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