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집권 2년차에서 힘있는 국정운영을 주도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직접 나섰다. ‘경제위기극복과 경제살리기’, ‘변화와 개혁을 위한 중단없는 전진 및 가속화’라는 2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의 일단이 비쳐졌다. 이날 청와대에서 국토해양부·농림수산식품부·행정안전부·환경부 등 4개 부처의 새해 합동 업무보고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공직사회에 대한 강도높은 주문이 쏟아졌다. 구체적인 행동강령 수준이다.

◆ 부처끼리 경쟁하면 예산낭비 = 이 대통령은 “우리 전통이 부처간 협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1월2일부터 예산이 바로 집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면서도 “신속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부처끼리 경쟁을 하다보면 예산은 더없이 낭비되고 효과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은 “2~3개 이상의 부처가 협력해야 (시너지효과 등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속도 못따라가는 사람 있으면 전체가 지체 =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 대열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끼어 있으면 대열 전체가 속도를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직사회에 불어닥치고 있는 ‘고위직 대폭 물갈이론’과 관련돼 주목되는 발언이다. 내년초 청와대 체제개편, 내각 개편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공직자는 국가관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공직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 대통령이 주목하는 포인트로 보인다.

◆ 정책결정 뒤에는 딴소리하지 말아라 = 이 대통령은 “토론과 보고가 끝난 뒤에는 하나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는 활발히 참여해 ‘전향적 사고’와 의견을 개진하되 한번 정책이 결정된 뒤에는 뒤에서 이러쿵 저러쿵 반대하면서 정책추진력을 떨어뜨리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일사불란한 국정과제 집행을 위한 단합을 강조한 발언이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