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미련’ ‘나는 너를’ ‘마른 잎’ ‘석양’ 등을 히트시켰던 가수 장현(본명 장준기)씨가 폐암 투병 후유증인 방사선 폐렴으로 30일 오전 별세했다. 63세.

대구의 한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전속가수로 활동하던 고인은 신중현씨에게 발탁됐다. 1970년 ‘기다려주오’ ‘안개속의 여인’ 등의 노래로 데뷔해 김추자·김정미씨와 함께 ‘신중현 사단’의 대표주자로 불렸다. 나지막이 읊조리는 듯한 중저음의 허스키 보이스로 독특한 솔 음악 세계를 개척했다.

그는 1970년대 유행창법에서 벗어나 ‘미련’등의 노래에서 절제와 여운의 미학을 선보였다. 1975년 대마초 파동 이후에는 사업가로 변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했다. 1994년 위암 4기 판정을 받아 수술 후 완치에 가까울 정도로 건강을 회복해 사업을 재개했으나 지난 7월 다시 폐암이 발견돼 투병해왔다.

최근에는 KBS 추억의 가요 프로그램인 ‘콘서트 7080’ 무대에 오르며 가수로서의 열정을 불태우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주씨와 1남1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일 오전 9시. 02-3410-6920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