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소설이나 만화, 음악 등을 무심코 다운로드했다가 고소당한 청소년들을 위해 검찰이 저작권법 위반 예방교육에 발벗고 나섰다.

광주지검은 12월1일 오후 2시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광주·전남 지역 고교생과 생활담당교사를 상대로 ‘제1회 법생활 골든벨 대회’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이 행사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하는 10대 청소년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지검이 전국 지방검찰청 가운데 처음 마련한 행사. 학교장 추천을 받은 광주 지역 고교생 300명, 전남 지역 고교생 100명, 생활담당교사 100명 등이 참여해 저작권 관련 40문제를 KBS 1TV ‘도전 골든벨’의 진행방식으로 풀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올해 1~9월 광주지검 관내에서 발생한 저작권 위반 사범 1507명 가운데 37%인 567명이 10대 청소년들”이라며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교육을 하려는 취지”라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피소된 이들 청소년 중 541명(96%)은 고소 절차를 대리한 법무법인에 합의금을 주고 합의해 기소유예 또는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상당수 학생들이 ‘저작권 사냥꾼’이나 이를 위임받은 법무법인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고소를 당하고 있다”며 “고소를 당하면 합의금 명목으로 중·고생은 60만원, 대학생은 80만원, 일반인은 100만원 가까이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아들(중 2)이 인터넷 소설을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고소를 당했다는 김모(48·광주 남구)씨는 “아들이 형사처벌 될까 두려워 경기 고양시의 한 법무법인에 60만원을 주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국내 전체 저작권법 위반 사례는 올 상반기에만 3만2446건으로, 2003년 연간 통계(1만369건)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 = 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