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 상인들이 이주해갈 동남권유통단지의 분양률이 11.3%에 불과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시의회 강감찬(한나라당, 송파4) 의원은 20일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송파구 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에 입주하게 될 청계천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1차 분양결과 나 블록의 경우 11.3%만 계약을 체결했고, 가·다 블록도 분양률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 의원에 따르면 3개 블록으로 구성된 이주상가 중 나 블록은 전문상가 629개실 가운데 71명만 분양계약을 했고, 다 블록의 경우도 현재 1128개실 중에서 2명만이 계약을 마쳐 미분양률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의류, 신발 등 생활용품 아파트형 공장과 청계천의 금속공구, 배관, 철물 등 산업용재 취급점포들이 내년 1월 입주할 예정이었던 동남권유통단지는 상인들의 이같은 외면 때문에 향후 추가 분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특히 다 블록에 문화시설을 만들어 문화와 쇼핑, 유통을 접목한 신개념의 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으나 초기 미분양 사태로 인해 계획추진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강 의원은 “상인은 없고 본래의 기능과 동떨어진, 주인없는 유통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습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덕수 균형발전본부장은 “최근 침체된 경기가 원인으로 보인다”며 “일반분양이나 임대를 고려하는 한편 전매기간, 이중영업 완화, 시금고인 우리은행을 통한 저리융자지원책 등 종합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시의회에서 답변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