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한국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설문 조사 분석결과가 나왔다.

KOTRA는 5일 미국 현지 학계, 업계 및 미국 진출 국내 기업 관계자 6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국제통상정책 방향 전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KOTRA는 보고서에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다면 최근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극복과 노동·환경 기준 강화를 구실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 주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KOTRA는 특히 오바마 후보가 지난 2007년 중국 등 비시장경제국가 수출품에 보조금 지급 및 환율 조작 시에 상계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공정통화법을 발의한 만큼, 환율 조작에 대해서도 부시 행정부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공화당과의 정책 공조 필요성, 미국의 자유무역 리더로서의 역할과 미국 소비자 후생을 고려해 집권 초기의 보호무역주의 색채는 점차 잦아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실제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대 중국 화해정책을 반대했지만 재임 기간 NATFA 찬성 쪽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미·중 관계 정상화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적극 지원한 바 있다는 것.

KOTRA는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자국 산업에 대한 지원이 늘고 시장도 확대되면서 한국의 정보기술(IT), 전력기자재, 재생에너지 업종 기업에도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KOTRA 관계자는 “오바마 후보는 자국 자동차, 철강, 섬유 산업이 외국산 제품으로 피해를 많이 본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대미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