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시장 침체에서 시작된 모기지 부실과 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증폭된 미국발(發) ‘금융 쓰나미’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함에 따라 정부가 불안심리 확산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정부는 16일 오전 8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금융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미국의 금융위기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금융 9·11’에 비견되는 일련의 미국 금융위기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시장 전반에 대해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장안정을 위한 필요조치를 적극 취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투자공사(KIC)의 메릴린치 투자와 관련해서는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과 협의해 투자 수익을 최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환매조건부 채권(RP)거래 등을 통해 은행권의 지준상황을 탄력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단기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이번 사태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내 금융회사와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하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적기에 외화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개별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외화스와프 시장 참여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 공급을 확충할 계획이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와 한국은행은 앞으로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또 증시 수요기반 확충을 위한 대책과 신축적인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울러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으로 ‘합동실무대책반’을 구성해 국제금융 및 국내금융, 실물경제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수시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이수진기자 lul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