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보호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미국 연방정부의 대응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정부는 최근 프레디맥과 패니메이 등 양대 모기지 업체에 2000억달러(약 200조원)를 긴급투입하는 방안을 발표, 사실상 두 업체를 국유화한 바 있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별다른 구조의 손길을 뻗치지 않았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 파산위기 때만 해도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9억달러(약 2조 9000억원)를 긴급 투입했던 것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대응방식이다.

정부는 반복적인 정부 개입이 장기적으로 금융업계 건전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침체가 지구촌 경제 동반하락으로 연결돼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면‘달러화 강세’국면이 연출될 것이라는 판단도 내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 맡긴다’=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최대 보험사 AIG는 FRB에 4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브릿지론(1년간 무담보로 빌리는 긴급대출)을 요청해 놓고 있다.

그러나 FRB는 골드먼삭스와 JP모건체이스에 AIG긴급지원자금 700억~750억달러를 조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관(官) 주도’ 처방보다는 일단 시장의 자율적 능력으로 AIG위기를 감내해 보겠다는 판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FRB의 판단 배경에는 지난 3월 유동성 위기 끝에 JP모건으로 넘어간 베어스턴스 사태와 달리 리먼은 지분매각 등 자구노력을 할만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위기가 닥쳐도 정부가 더 이상 ‘천사’의 역할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장에 확실히 인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CNN머니는 16일 금융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정부는 리먼 파산의 파급효과가 베어스턴스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투자컨설팅업체 제프리 앤 코 관계자는 “(베어스턴스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월에는 무엇을 모르는지 몰랐지만 이제는 당시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와 당시의 상황을 비교했다.

◆ 기준 금리 인하할까 = 미국 정부가 리먼 파산과정에서는 사실상 뒷손을 쥐고 있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결국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16일 예정된 FRB 산하 통화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에서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8월 FOMC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까지만 해도 현 2.00%인 금리수준을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리먼 사태로 인해 금리를 전격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현재 ‘0.25%포인트 인하설’이 가장 많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달러가치의 추가적 하락을 막기 위해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돈다.

반면 인하폭이 0.5%포인트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0.5%포인트 인하설’의 발원지로 15일 매각된 메릴린치측 관계자들을 의심하기도 한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