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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러더스 파산의 후폭풍에 따른 ‘달러가뭄’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당국이 우리나라의 달러수급에 차질이 없을지 긴급 점검에 나섰다.

외환당국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달러 수급에는 현재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이번 사태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번지며 원·달러 환율급등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에 대비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16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432억달러(8월말 현재)로 세계 6위 수준인 국내 외환보유액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헤쳐가는데 있어서 당분간 충분한 실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내시장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당장 급해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을 지속적으로 뒤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국내 기업과 은행들에 해외에서 달러를 차입하기 어려운 악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한국의 신용 디폴트 스와프(CDS·신용위험 회피용 손실보상 계약) 프리미엄도 지난 12일 190bp(1bp=0.01%)선에서 15일 최고 215bp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 등으로 ‘코리아 리스크’가 작용할 경우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가산금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2일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미국 투자자들의 높은 가산금리 요구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세는 청신호를 비춰주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져 당분간 신용경색의 어려움은 있지만 국내 외환보유액의 가파른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무역수지 적자도 사실상 비싼 원유를 수입하는데 많은 달러를 지불한 측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경상수지 개선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서 외환수급 사정이 빠르게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말 2642억달러로 정점을 기록했다가 4월말 2604억달러로 떨어진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의 외환보유액 현황을 보면 중국이 1조8088억달러(6월말 기준)로 가장 많고 ▲일본 1조47억달러(이하 7월말 기준) ▲러시아 5959억달러 ▲인도 3062억달러 ▲대만 2909억달러 ▲브라질 2036억달러 순이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