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인간 탄환 대결을 벌일 우사인 볼트(22), 아사파 파월(26·이상 자메이카), 타이슨 게이(26·미국) 3인방이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 부문 세계기록(9초72) 보유자 볼트는 15일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시작된 남자 육상 100ｍ 예선 1조에서 10초20을 뛰어 1위로 2회전에 올랐다. 종전 세계기록(9초74)을 보유한 파월도 2조에서 10초16으로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게이는 10초2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예선이었기에 이들은 힘을 비축하고 트랙 적응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격돌한 칼 루이스(미국)-벤 존슨(캐나다) 대결 이후 가장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남자 100ｍ 결승전은 16일 밤 11시30분(한국시간) 열린다.

2008 베이징올림픽이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의 꽃’ 육상이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육상은 ‘더 빠르게(Citius)’, ‘더 높이(Altius)’, ‘더 힘차게(Fortius)’를 외치는 올림픽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종목.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의 28개 정식 종목(총 302개 메달) 중에서도 육상에는 가장 많은 47개(남자 24개, 여자 23개)의 금메달이 몰려 있다. 단거리 강국은 미국, 중장거리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투척 종목은 러시아와 동구 유럽으로 특화한 가운데 최강국 미국이 얼마나 메달을 쓸어갈지가 관심사다. 그러나 육상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세기의 대결’들이 예정돼 있어, 자국의 성적과 관계없이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남자 육상 100m는 이번 대회 최대의 하이라이트. 9초72의 세계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 9초74의 이전 세계기록 보유자 아사파 파월, 그리고 9초68의 비공인 세계기록 보유자인 타이슨 게이(공인 기록 9초77)가 ‘지구에서 가장 빠른 인간’을 놓고 다툰다. 볼트는 200ｍ에서도 19초83으로 시즌 베스트 기록을 달성하는 등 400ｍ 계주까지 3관왕을 향해 도전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30일 모나코 슈퍼그랑프리 결승에서 5.04m를 기록하며 장대높이 뛰기 부문에서 23번째 세계기록을 경신한 ‘미녀새’ 이신바예바(26·러시아)의 세계기록 경신 여부(18일 오후 8시20분)도 관심거리. 황색탄환 류시앙(25·중국)과 그의 세계 기록 12초88을 최근 12초87로 0.01초 단축한 ‘신성’ 데이런 로블레스(22·쿠바)가 육상 110m 허들(21일 오후 10시45분)에서 벌일 0.01초의 대결 또한 놓쳐선 안되는 경기다. 한국은 1996 애틀랜타 대회 이후 4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삼성전자)와 남자 창던지기 박재명(27·태백시청), 남자 세단뛰기 김덕현(23·광주광역시청) 등 17명이 나간다.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에 이은 이봉주의 마라톤(24일 오전 8시30분 출발)에서의 두번째 메달 획득에 기대가 모아진다.

베이징 =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