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여자 체조대표팀이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는 외신보도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AP통신은 15일 “중국의 신화통신사가 9개월 전에 보도한 기사에서 허커신의 나이를 13세로 표기했다. 이는 국제체조연맹(FIG)에서 규정한 16세 이하 출전 금지 규정을 위반한 행위다. 중국의 나이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지난해 11월3일 ‘10명의 새로운 빅스타들’이라는 기사를 통해 중국 전국체전 이단 평행봉 경기에서 중국의 체조 스타 양이린을 물리치고 우승한 허커신에 대해 ‘매우 어린 선수’라며 나이를 13세로 표기했다. AP통신은 14일 신화통신사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발견하고 복사한 뒤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문제가 커지자 신화통신사는 이날 오후에 이 기사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만일 신화통신사의 기사가 사실이라면 단체전 금메달은 물론 이단 평행봉 우승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1992년 1월1일생이라고 신고한 중국의 체조대표선수 지앙 위위안도 전문가들은 물론 외국 언론들로부터 강한 나이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 체조대표팀의 장 홍리앙 대표는 “신화통신사 기자의 명백한 실수다. 기자가 FIG에서 나이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미 나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 더 이상 나이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FIG는 지난 1991년부터 체조 선수들의 건강을 이유로 ‘올림픽에는 16세미만 선수는 출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연맹은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해당국에서 발행하는 여권 기재 나이에만 의존하고 있다. 중국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신문도 지난 5월23일자에서 허커신의 나이를 14세로 표기했다가 나중에 16세로 정정 보도했다. 미국체조협회의 스티브 페니회장은 “나이 조작은 미국체조협회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FIG와 IOC에서 정확한 나이에 대한 조사와 증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전에 이어 개인 종목에서도 금메달 행진을 펼치고 있는 중국 체조선수들의 나이 조작 문제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