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BS 본관에서 열린 정연주 KBS 사장 기자회견에서 정 사장이 감사원의 해임 요구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동훈기자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감사원의 해임요구에 대해 7일 정 사장의 변호인단이 법원에 해임요구 무효 확인소송을 내는 등 법적대응에 나선 가운데 KBS직원들이 친 정 사장파와 반 정 사장파로 나뉘어 첨예한 갈등을 빚는 등 KBS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 사장의 변호인단은 7일 오전 서울 행정법원에 해임 요구 처분 무효 확인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행정소송법 4조 제2호는 행정심판 대상을 행정처분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감사원은 KBS 이사회에 처분을 내린 것이 아니라 처분 요구를 한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해임 처분이 없으면 소송이 아예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S 안팎의 대립과 혼란 = 정 사장의 진퇴 문제를 놓고 KBS 사내 게시판에서도 찬 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KBS 노조는 “노무현 정권의 낙하산 사장, 역주행으로 KBS에 재입성한 정연주를 감싸면서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을 막겠다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며 “정 사장의 자리에 대한 개인적인 집착 때문에 조직원 전체가 힘겨운 상황에 빠졌다”고 다시 한번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을 포함, PD 협회와 기자협회 중심의 KBS 직원들은 “공영방송 사수라는 엄숙한 시대의 소명을 받을 것”이라며 8일 예정된 임시 이사회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연주 KBS 법적대응 = 정 사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8월5일은 감사원 치욕의 날”이라며 “이번 감사는 ‘정치적인 표적 감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우며 보고서 내용은 거짓과 왜곡, 자의적인 자료선택과 해석 등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부실경영’등 경영책임론과 관련, “공영방송의 ‘경영’ 목적이 돈 많이 버는 것인가”라며 “언론기관으로서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라는 성취 이상의 ‘경영성과’가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또 8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하는 KBS 이사회에 대해서는 “KBS의 독립성을 지켜야하는 엄중한 의무가 있는 이사회에서 KBS 독립을 파손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근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KBS 사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한 발언과 관련, “현행 법에 (대통령은) KBS 사장에 대한 면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우리들의 판단이며, 정치적 독립성이 생명인 KBS 사장을 임기 중에 그만두게 할 때는 그에 대한 절차와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보영·박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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