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무인 대여 서비스인 ‘벨리브’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프랑스 파리시가 이번에는 전기자동차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오토리브(Autolib)’ 서비스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고유가 극복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찬반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전기자동차 대여 서비스 =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오토리브는 불어로 자동차를 뜻하는 ‘auto’와 자유를 뜻하는 ‘libre’의 합성어. 오토리브 서비스 계획에 따르면 파리시내·외 700여곳에 대여소가 설치된다. 자전거를 대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여소에서 전기자동차를 빌려 이동한 후에, 파리시가 정한 목적지 인근 대여소나 전기자동차 주차장에 반납하는 시스템이다. 사용료는 사용한 분(分) 단위로 책정된다. 2009년 말이나 2010년 초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리시는 이를 위해 파리시내에 2000여대, 교외에 2000대 등 모두 4000대의 전기 자동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오토리브 서비스의 타깃 층은 처음으로 자가용을 소유하려고 하는 시민들이다. 아니크 르프티트 부시장은 “아직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토리브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오염을 유발하는 휘발유 자동차를 구입하는 시점을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토리브 시행에 대한 구체적인 것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28일 전했다. 파리시 측은 대여소 설치 지점과 비용, 프랑스에서 발급한 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용 가능성 등을 추가로 논의할 계획이다.

◆자전거와 자동차는 다르다? =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벨리브가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은 반면, 오토리브 서비스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2007년 7월 도입된 벨리브는 도입 1주년을 맞아 파리시의 풍경과 생활 패턴을 변화시켰다. 1년에 대여건수가 2900만건에 달했다. 벨리브 서비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민들은 전기자동차에 거는 기대도 크다. 우선 버스를 오랫동안 기다리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고, 전기로 운행돼 대기 오염도 일으키지 않아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고유가로 고생하는 통근자들은 경제적으로 주유비도 절약할 수 있다.

파리 교외에 살면서 차를 소유하고 있는 호텔 경영업자 아베이쿤카 푸고다씨는 “주차만 쉽다면 환경 보호면에서 큰 장점이 있는 오토리브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들도 있다. 자전거와 달리 자동차는 이미 복잡한 도심의 도로에서 교통체증을 더 유발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주차장 관리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환경론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린피스의 파스칼 허스팅 사무총장은 오토리브를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높게 평가한 반면, 일부 녹색당 인사들은 “전기 자동차는 대중화되지 못하고, 사람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적으로 자동차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