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에서 농업 및 비농산물(NAMA) 분야 세부원칙에 관한 잠정 타협안이 도출됐지만 일부 남은 쟁점들이 불거지면서 막판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인도는 개도국 긴급수입관세(SSM) 발동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도 비농산품(NAMA) 분야별 자유화협상 불참을 통보했다. 현재로서는 인도와 중국 등 두 거대 개도국이 끝까지 버틸 경우 협상 결렬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정 합의안이 나온 만큼 협상 타결에 대한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밝은 것으로 보인다. 38개 주요국 각료들은 오는 30일(한국시간) 저녁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협상타결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중국의 자유화 협상 불참 통보 ‘변수’ = 중국은 농업 분야가 아닌 NAMA 분야를 물고 늘어져 분야별 자유화(Sectoral Liberalization) 협상 불참을 통보했다.

잠정 타협안 도출 과정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선진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주요 회원국(명단은 추후 합의)의 경우 최소 2개 분야별로 자유화 협상에 참여하고, 참여하는 개도국에 대해서는 그 대가로 관세 감축률을 완화해 준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대해 중국은 처음엔 동의했지만 입장을 바꿔 분야별 자유화 협상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국의 의도는 더 많은 혜택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입장을 고수할 경우 협상은 깨질 수밖에 없다.

분야별 자유화 협상 분야에는 전기·전자, 화학, 의약품·의료기기, 산업용 기계, 보석·장신구, 자동차, 자전거, 스포츠용품, 공구, 완구, 임산물, 수산물, 원자재, 섬유·의류 등이 있다.

◆인도는 SSM 발동요건 완화 주장 = 인도는 개도국 긴급수입관세(SSM) 발동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에 따르면 양허관세를 초과한 추가관세를 매길 수 있는 SSM 발동요건은 수입물량 증가분이 기준물량(과거 3년 평균)보다 40% 이상 많아야 한다. 추가관세는 UR 양허세율의 15% 또는 15%포인트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자국 농민 보호를 내세워 수입물량 증가분 규정을 40%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인도에 동조하고 있어 협상타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밖에 미국의 농업보조금 삭감 일정과 농업 분야 15개 미세 쟁점, 최빈개도국 및 최근 가입국 대우를 포함한 NAMA 분야 9개 미세 쟁점도 그룹별 협상을 가졌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DDA 잠정 타협안의 큰 틀은 유지 = 험난한 과정이 놓여있지만 DDA 잠정 타협안 세부원칙에 대한 큰 틀은 유지되고 있어 협상 타결에 대한 전망은 밝다.

잠정 타협안에 따르면 개도국을 기준으로 관세감축률은 ▲양허관세 30% 이하(33.3%) ▲30% 초과 80% 이하(38.0%) ▲ 80% 초과 130% 이하(42.7%) ▲130% 초과 품목(46.7%)으로 결정됐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산물 수입국 그룹(G10)과 개도국 그룹(G33)의 경우 자국시장 보호를 위해 전체 세번(tariff line·관세율표상 품목번호)수의 12%까지 특별품목 지정이 허용된다. 세번수의 5% 범위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율 감축의무를 면제했다.

민감품목은 관세를 덜 줄이는 대신 저율관세 의무수입량(TRQ)를 늘리는 것을 전제로 선진국은 세번수의 4%, 개도국은 5.2% 범위에서 고율의 관세가 인정된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