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차량 홀짝제의 시행주체인 행정안전부가 ‘미꾸라지처럼 이를 회피하는 얌체 공무원이 속출하고 있다’는 본보의 지적(문화일보 7월22일자 1면 참조)에 따라 보완대책 마련에 나섰다.

행안부는 23일 홀짝제를 피하기 위해 1가구 2차량의 번호판을 변경하는 얌체족을 적발하기 위해 번호판 변경 신청인이 공무원인지 신분을 확인하는 일이 합법적이고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가족에게 대리 운전을 시키거나 청사 인근 지역에 주차한 다음 출근하는 편법을 없애기 위해 출·퇴근 시간대 순찰을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하경 행안부 조직실장은 “업무용 공영차량의 경우 홀짝제를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지만, 공무원 개인 승용차는 일부 편법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며 “통근버스, 셔틀버스 운행을 늘리고 시내 출장 때 업무택시를 이용하도록 해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해야 하는 고위직 간부 공무원을 제외한 중·하위직 일부 공무원들은 여전히 단속만 피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9급 공무원은 “원거리 출장이나 긴급 용무가 발생했을 때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지 못하면 업무시간내 일을 마치기 힘들다”며 “경찰, 소방서 등 특수직 공무원을 포함해 개별부서의 사정을 생각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명령복종을 강요당하는 분위기에는 솔직히 승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지난 15일 홀짝제 시행후 일주일 만에 청사내 주차비율이 정부과천청사의 경우 47%, 대전청사 60%, 서울중앙청사 54%에 그치는 등 빈 자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