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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수출 증가율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소비심리 침체, 고용창출 여력 약화, 성장률 하락 등 한국경제 내부 요건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나마 한국경제를 지탱하던 수출마저 무너질 경우 고유가 등의 여파로 타격을 받은 한국경제의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대미수출액 증가율이 올해 2분기(4~6월)에도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분기 대비 대미수출 증가율은 올해 1분기(1~3월)에 -8.9%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신장률을 나타나게 된다.

이는 미국경제의 침체 영향도 있지만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제대로 팔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정부의 공식 집계는 나오지는 않았지만 민간에서는 2분기 마이너스 대미수출 증가율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월부터 7월초까지 대미수출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기준으로 볼 때도 마이너스 0.3%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보여 대미수출은 추가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둘째주 신규실업 수당 신청자수가 전주 대비 1만8000여명이 늘어난 36만6000여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실적부진으로 해고를 늘리면서 그 만큼 실업수당을 신청해야 하는 근로자도 증가하는 등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들어 미국 경기침체의 파장이 전세계로 파급되면서 한국 수출총액의 11.8%를 차지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마저 최근 경기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 22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2일 역내 개발도상국들의 200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7.8%에서 7.6%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경우 수출 주문 감소로 올해 경제 성장률을 4.7%로 전망했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미국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는 앞으로 최소한 5년은 갈 것”이라며 “수출 감소로 인한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정책적 대응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