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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는 시민들이 즐겨 먹는 만큼 위생점검을 해야 한다.” “개고기를 위생검검하는 것은 개고기를 가축화해 식용을 합법화하겠다는 의도다.”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개를 좋아하는 애견인들의 팽팽한 대립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전부터 계속돼왔지만 서울시가 20년 만에 불법화했던 개고기를 취급하는 식당들에 대해 위생점검을 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15일부터 본격 위생단속을 시작했다. 단속 대상은 개고기 수육과 탕 등을 취급하는 시내 530여개 업소. 서울시는 이들 식당이 취급하는 개고기를 수거해 항생제와 중금속, 위해 미생물 등이 함유돼 있는지 여부를 검사한다. 서울시의 이 같은 위생점검은 개고기 식용을 공식화한다는 의미여서 ‘개고기 현실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축산물가공처리법상의 ‘가축’에 개가 포함되지 않아 그동안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개고기는 정기적인 위생검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실상 ‘법외’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개고기 취급 식당이 일반음식점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식품위생법에 근거해 단속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서울시 식품안전과 관계자는 “개고기가 광범위하게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이를 먹는 시민들의 먹을거리 안전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고기뿐만 아니라 특히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삼계탕, 자라탕, 추어탕, 장어탕 등에 대해서도 위생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인체 유해성분이 있는 개고기를 취급한 업소에 대해서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업소 명단을 공개하고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다.

서울에서는 1984년 2월 서울시 고시로 보신탕과 개소주 등 개고기와 뱀탕, 토룡탕, 용봉탕 등의 판매 행위가 금지돼 1988년 올림픽 때까지 매년 대대적으로 단속돼 왔지만, 이후로는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이 고시가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였다. 서울시의 이번 본격 단속은 음식점의 개고기 판매 영업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조치이며, 나아가 개 도축, 개고기 조리 등을 법적으로 규제하거나 관리할 수 있도록 현행 축산물가공처리법상 ‘가축’에 개를 포함시키는 조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애견인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