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아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현대아산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관광 사업중단으로 인한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사건이 장기화할 경우 진행 중인 개성관광까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단 현대아산 측은 대북사업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아산 금강산관광 홈페이지(www.mtkumgang.com) 고객들의 쓴소리 코너인 ‘신문고’에는 이번 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질책이 이틀째 이어졌다.

‘이번 관광객 총격사망사건을 계기로 현대아산에 드리는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특히 현대아산에 대해 신문고를 울려 잘못을 지적하고 반성과 개선을 촉구하려한다”며 “현대아산은 관광객의 신변안전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걸고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하며 고객에게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금강산 관광이 불쾌했던 가장 큰 이유는 현대아산 직원들이 북측 직원들에게 저자세라는 것이고, 다시 말해서 비굴하게 사업한다는 것이고, 관광객들의 정당한 권리와 편의를 주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건은 “남북관계가 호전됐다고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우리나라와 휴전상태인 상황에서 결국 여행의 안전 책임은 현대아산이 져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이번 사건으로 민족간 교류가 완전히 중단되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대아산 금강산홈페이지에 ‘어떤 시련에도 평화를 향한 걸음은 멈추지 말자’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차근차근 사태를 규명하고 원인을 찾고 문제를 밝히며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나가자”며 “희생과 시련이 있다고 하여 금강산 관광 자체를 포기하지는 말자”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금강산관광은 관광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유흥과 오락이 아니다”며 “(금강산 관광은) 조국분단의 현실과 극복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뜻 깊은 교육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대북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 회장은 14일 현대상선 본사에서 “대북사업을 계속 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럼요. 계속해야죠”라며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