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조계종의 ‘이론가’로 불리는 고명석 포교연구실 선임연구원이 초보 수행자들을 위한 수행가이드 ‘왕초보 수행박사 되다’(민족사)를 펴냈다. 고 연구원은 책에서 수행의 목적과 가치, 간화선 염불선 주력선 간경선 위빠사나 등 여러가지 불교의 수행방법을 설명하고, 생활속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들려준다. 불교의 세계를 대중들이 알기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권의 저서를 낸 고 연구원에게 ‘왕초보’가 어떻게 수행에 접근할 수 있는지 들어보았다.

―이번 책은 불교 수행법 전반에 대한 입문적 성격을 가진 것 같습니다.

“제가 수행의 대가는 아닙니다만 다만 행복하게 살고자 수행의 길로 접어드는 초보수행자나 수행에 대해 막막해 하는 사람들에게 그 길로 어떻게 잘 접근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제시해주고 싶었습니다.”

―왜 현대인에게 수행이 필요한지요.

“현대인들은 매일 헐떡이면 살고 있습니다. 그 마음을 멈추려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발 밑을 들여다보아야 겠지요. 그렇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관조의 눈을 기르는 것이 수행입니다.”

―요즘들어 특히 사는 게 꽉 막히고 힘들다는 말들을 자주합니다.

“사실 나와 주변을 막히게 하는 것은 내가 지은 행위의 과보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또한 탐욕과 화, 어리석음의 세 가지 독소 때문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생각 때문에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에 화가 불같이 일어납니다. 탐욕은 맑고 깨끗한 생활인 계(戒)로, 화는 급히 올라오는 마음을 잠재우는 깊은 선정(禪定)으로, 어리석음은 자신을 무아요 공으로 보는 지혜(智慧)로 다스립니다. 염불로, 화두로, 간경으로, 주력으로, 호흡으로 마음을 멈추고 업에 끌려가는 흐름을 단절하는 것이지요.”

―대표적으로 손쉬운 기초 참선법을 설명해주십시요.

“좌선한 상태에서 쉽게 삼매에 들 수 있는 점이 ‘내려놓기’입니다. 가부좌를 하고 몸과 마음의 모든 집착의 끈을 놓는 것인데, 떠오르는 모든 생각과 망상, 고통, 긴장 등을 법계정인을 하고 있는 단전 부위에 모두 내려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한참을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고 뻥 뚫린 느낌을 받으면서 기가 온몸을 자연스럽게 순환하게 됩니다.”

엄주엽기자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