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는 ‘북한 핵의 한 주’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6자회담에 새 모멘텀이 열리고 있다. 한·미·일 수석대표는 19일 일본 도쿄에서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제2단계 조치의 마무리 방안을 협의하고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의지를 다졌다. 하루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북한은 핵 신고서를 곧 6자회담 의장국 중국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핵신고 제출일이 26일이며, 이어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에 착수하면 그 이튿날 27일부터 이틀에 걸쳐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이벤트를 연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지난주 평양 - 베이징 - 판문점의 ‘트라이앵글 회의’를 통해서도 6자회담의 새 모멘텀을 짚어본다. 평양의 북·미 대화, 베이징의 북·일 대화, 판문점의 경제·에너지 협력 실무그룹회의 그 모두의 맥락이 북한의 핵신고 일정 및 그 내용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26일 핵신고서를 제출해도 그것은 지난해 6자회담 10·3합의가 설정한 시한 12월31일을 반년 흘려보낸 ‘지연된 의무 이행’이다. 북한이 제출할 핵신고의 내용이 10·3합의가 명시한 대로 완전하고 정확할지는 역시 지켜볼 일이다. 라이스 장관도 테러지원국 해제절차를 자국 의회에 통보한 후 발효하기까지 45일 간 신고된 북핵의 완전성, 정확성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다잡으면서 북한측으로부터의 협조가 충분하지 않으면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우리는 다음 3단계, 핵폐기 로드맵 작성까지 북한이 또 시일을 끈다면 그 또한 기회의 창을 스스로 닫는 잘못이라고 믿는다.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협상 주역이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차관보 역시 17일 아산정책연구원과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이 공동주최한 워크숍에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의 타협을 희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와 핵 문제를 결말짓는 것이 낫다”고 충고했다. 북한은 시간이 자신 편이 아니라는 이 지적을 또 흘려듣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