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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를 맞아 전 세계 항공사들이 고육지책 마련에 정신이 없는 것과 대조적으로 영국 항공이 좌석 대부분이 비즈니스 클래스급으로 구성된 국제선 여객기를 운항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항공 자회사인 ‘오픈 스카이스’는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뉴욕을 오고가는 보잉 757 여객기 운항을 시작했다. 오픈스카이스는 지난해 유럽과 미국이 항공사의 투자 장벽을 완화하고 양측의 영공을 개방하는 ‘오픈 스카이스 협정’이 타결된 이후 생긴 첫 항공사다. 전체 82석 가운데 30개석을 뺀 나머지가 모두 비즈니스 클래스급이다. 좌석이 가죽으로 돼 있고, 이 중 24석은 침대로 변형이 되는 등 전체적으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타는 전용기 분위기와 유사하다. 이 비행기의 티켓 가격은 1320~3800달러(135만~390만원)선. 영국 항공은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수익의 절반 이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류층의 소비 심리를 자극할 ‘과감한 시도’라는 의견과 함께 고유가 시대 허리띠를 졸라매는 항공사들 형편을 고려할 때 ‘무모한 시도’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에만 24개 이상의 항공사가 파산했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오픈스카이스항공처럼 비즈니스석급만 운행하다 고유가로 인한 연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망한 회사들이 적지 않다. 맥스젯항공은 지난달 12월 파산했고, 런던과 뉴욕을 운항하던 에오스항공도 4월 더 이상의 운항을 포기했다. 5월에는 실버에어라인이 문을 닫았다.

오픈스카이스항공의 데일 모스 전무이사는 “힘든 시기일 수 있으나, 우리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 고급스러운 항공기가 성공할 적합한 때”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